[야고보의 복음 단상]
“내가 너에게 자비를 베푼 것처럼 너도 네 동료에게 자비를 베풀었어야 하지 않느냐?"
만 탈렌트를 빚진 종의 비유를 오늘 듣게 됩니다.
한 탈렌트는 6000 데나리온이라고 합니다. 데나리온은 로마의 은화로 마태오 복음20장의 모든 일꾼들에게 후하게 베푸시는 선한 포도원 주인의 비유 이야기에 나오듯, 한 데나리온은 당시 보통 노동자들의 하루 품삯이었습니다.
한 탈렌트만쳐도 노동자의 하루 품삯이 한 데나리온임을 계산하면 유다인들에게는 안식일을 빼고 20년을 안 쓰고 일해야 벌 수 있는 금액입니다.
그럼 만 탈렌트 200,000년을 일해야 벌 수 있는...
어찌 그리 빚질 수 있을까? 생각이 들 정도로, 상상하기 어려운, 아니 도무지 값을 수 없는 빚입니다.
그 빚을 탕감 받은 종이 자신에게 백 데나리온을 빚진 사람을 감옥에 가둔 일을 전하고 있습니다.
너무 단위가 현실적이지 않아서 그렇지 종의 입장도 한편으로는 이해되는지 모릅니다.
여러분 중에 누가 하루하루가 궁핍한데, 100일 일한 몫의 돈을 가져가서 갚지 않는다면, 석 달을 일했는데 임금을 한 푼도 받지 못한다면...
오늘 복음의 몹쓸 종처럼 그에게 멱살을 잡고, "빚진 것을 갚아라!"라고 하지 않을 자신이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요? 아마 많지 않을 것입니다.
오늘 복음의 무자비한 종은 사실 우리의 다른 모습입니다. "받은 것은 잊고 내가 준 것만 생각하는..."
제가 아는 원로 사제의 어머니는 생전에 아들에게 이런 말씀을 남겼다고 합니다.
"베푼 것은 잊어버리고 살고, 받은 것은 기억하며 살아가라고..."
여러분은 어떠신가요?
하느님의 자비는 잊고, 나쁜 것만 기억하며 앙갚음 하고픈 자리에 있지는 않은가요?
"사랑받으며 자란 아이가 사랑하게 됩니다."
주님의 사랑을 그분의 자비를 닮기를 기도하는 아침입니다.
"너희 아버지께서 자비하신 것처럼 너희도 자비로운 사람이 되어라." (루카 6,36)
아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