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고보의 복음 단상]
"나를 보내신 분께서는 나와 함께 계시고 나를 혼자 버려두지 않으신다. 내가 언제나 그분 마음에 드는 일을 하기 때문이다.”
언젠가 어느 형제님께서 "부인과 오래 살았지만, 살수록 부인을 잘 모르겠다." 말씀하신 적이 있습니다.
제가 스스로에게 가끔 묻는 "사제 산다는 것이 무엇일까?"라는 물음과도 닿아 있는지도 모를 일입니다. 저에게도 대답은 어쩌면 "살수록 잘 모르겠다."라고 말하게 되는지도 모릅니다.
유다인들이 예수님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알지 못했던 그 자리에 서 있었던 것처럼 나도 그러한 것은 아닐까? 반문하곤 합니다.
그러자 유다인들이 “‘내가 가는 곳에 너희는 올 수 없다.’ 하니, 자살하겠다는 말인가?” 하였다.
하지만 유다인들의 속내는 주님이 죽기를 바랐고, 주님 없이 살기를 더 희망했는지도 모릅니다.
그분과 있음이 불편했는지도 모를 그들과 우리의 자리가 있음을 복음 안에서 읽게 됩니다.
"너희가 나를 찾겠지만 너희는 자기 죄 속에서 죽을 것이다." 그리고 "너희는 이 세상에 속하지만 나는 이 세상에 속하지 않는다."하신 주님의 말씀이 무겁게 다가오는 아침입니다.
유다인들이 주님을 찾았지만 주님을 받아들이지 못했고 자기 죄 속에서 죽어 갈 것이라는 아니러니를 복음은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홀로 있음을 자주 생각하는 우리의 자리도 크게 다르지 않은지도 모릅니다. 그런 의미에서 주님께서 가지셨던 확신은 부럽습니다.
"나를 보내신 분께서는 나와 함께 계시고 나를 혼자 버려두지 않으신다."
십자가를 바라보면서도 아무것도 깨닫지 못하는 사람은 아니길 기도합니다.
십자가의 그분 안에서 우리가 그분으로부터 멀리 있음을 잊지 말고 그럼에도 주님을 따를 수 있는 은총을 청하고 희망하는 아침입니다.
아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