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고보의 복음 단상]
그러자 그들은 몹시 근심하며 저마다 “주님, 저는 아니겠지요?” 하고 묻기 시작하였다.
같은 물음, 다른 삶
우리는 같은 사건을 두고 다르게 해석하기도 합니다.
가난한 이들의 영적 아버지라 불렸던 정일우 신부님은 그분은 생애 마지막에 치매에 걸리셨습니다.
밥을 먹고도 이네 곧 밥을 달라고 투정 부리시던 그를 두고 가난한 이들을 위해 헌신한 그분의 마지막이 왜 그런가 한탄하던 이들도 있고, 아무리 좋은 사람일지라도 인간은 연약하기에 주님 안에서 살아가야 함을 고백하던 사람도 있습니다.
어제 전해 듣게 된 교구 신부님의 부고 소식... 맹인이 되신 후 맹인선교 활동을 하던, 젊다면 젊을 수 있는 사제의 죽음을 되뇌게 됩니다.
"신부님, 박성태 그레고리오 신부님께서 어제 아침 선목사제관 욕실에서 넘어지시면서 머리를 다치셔서 중환자실에 계시다가 밤에 선종하셨습니다..."
"네 기도 중 기억하겠습니다."
함께 하지 않으면 홀로 죽어갈 수밖에 없는, 우리의 자리가 있습니다.
그래서 서로를 위해 기도하고, 서로를 위해 빌어주는 우리의 자리가 있습니다.
언젠가는 우리도 누군가의 기도 속에 남게 됨을 생각합니다.
주님의 식탁에서 같은 빵을 나누어 먹은 그들...
우리도 미사 때마다 주님의 식탁에서 같은 빵을 나누어 먹고 마십니다.
같은 빵을 먹은 이들이지만, 그들의 입에서 나오는 말은 다릅니다. 같은 말씀을 들은 그들이지만, 그들의 행동은 너무나도 다른지도 모릅니다.
같은 "저는 아니겠지요?"란 물음이지만 한쪽은 사랑 고백이고, 한쪽은 위선입니다.
똑같이 주님으로 예수님을 부르지만 전혀 다른 삶... 십자가를 사랑하지 않는 그리스도인...
우리는 과연 어느 쪽에 서 있는가 묻게 됩니다.
예수님의 부활이 가까웠음은 다른 말로 주님의 수난과 죽음 역시 가까웠음을 생각하게 됩니다.
눅지 않는 소금으로, 타오르지 못한 불꽃으로 주님 앞에 서 있지 않길 기도하는 하루입니다.
아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