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야고보의 복음 단상] 2023년 5월 1일2023-05-08 13:59
작성자 Level 10

[야고보의 복음 단상]


"저 사람은 목수의 아들이 아닌가?"


오늘은 5월의 첫 번째 날이자 노동자의 수호자 '노동자 성 요셉'의 기념일입니다.


예수님의 다른 이름, 목수의 아들...

주님의 공생활 이전, 그분 생애의 8할 이상이 그 이름으로 불렸는지도 모릅니다.


그게 어떤 의미일까 생각합니다.

때로는 지겨울 수도, 때로는 고단하기도 했을 그분의 시간이 공생활 이전에 깊이 존재했음을 우리는 잊고 사는지도 모릅니다.


"목수의 아들"이 주목받는 자리였을까?


그것은 화려한 자리도 사람들의 환호가 있는 자리가 아닌지도 모릅니다.


그렇게 소리 없이 거칠어진 아버지의 손이 아들을 키워내는 그 자리를 우리는 쉬 간과합니다.


하느님 아버지의 아들, 그리스도인의 자리도 그와 다르지 않은지도 모릅니다.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그리 화려하지 않아도 묵묵히 그리스도의 사람으로,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하느님의 아들, 딸로 살아가는 아름다운 많은 이들이 주님의 이름을 더욱 빛나게 합니다.


또한 5월은 참 많은 기념일이 있습니다.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 날...


이렇게 많은 기념일이 있는 이유 중 하나는 우리가 많은 이들의 수고 위에 자리하고 있음을 잊지 않기 위해서인지도 모릅니다.


부모가 있고, 스승이 있고, 또 오늘은 성 요셉을 비롯한 노동자들을 기억하는 날입니다.


많은 이들의 땀방울 속에 내가 편히 자리하고 있고 많은 이들의 노고와 눈물 위에 내가 입고, 먹고, 자고 있음을 잊지 않길 기도합니다.


하루의 고단함을 김치 한 조각 막걸리 한 잔으로 위로했던 아버지의 시간이, 자식들을 키워낸 시간임을 생각합니다.


목수의 아들, 주님의 거친 손 아래 우리의 고운 손이 있음을 마음에 새기는 아침입니다.


참 많은 사랑의 빚이 있음을 기억하기에 그래서 감사를 가슴에 품고 살아야 하는 5월의 첫날입니다.


안도현의 시 '연탄 한 장'을 노래한 안치환의 노래로 단상을 마무리합니다.


온 몸으로 사랑하고 나면 

한 덩이 재로 쓸쓸히 남는 게 두려워

나는 그 누구에게 연탄 한 장도 되려하지 못했나보다

하지만 삶이란 나를 산산이 으깨는 일

눈 내려 세상이 미끄러운 아침에

나 아닌 다른 이가 마음 놓고 걸어갈

그 길을 나는 만들고 싶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