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야고보의 복음 단상] 2023년 4월 21일2023-04-21 16:32
작성자 Level 10

[야고보의 복음 단상]


“여기 보리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를 가진 아이가 있습니다만, 저렇게 많은 사람에게 이것이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아이의 어머니가 다니다가 배고프면 먹으라고 싸줬음직한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 그것을 수줍게 내민 아이를 복음 안에서 떠올리게 됩니다.


소용이 있는 일만 하면서 살 수 없다지만 그게 저의 자리는 아니길 누구나 바라는지 모릅니다.


시지프 신화에서 신을 기만한 죄로 정상에 도착하면 굴러떨어지는 돌을 다시 정상에 올려놓아야 하는 영원한 형벌을 받은 시지포스, 인간을 이야기합니다.


끝없이 무의미한 일을 계속해야 하는 것 생각만 해도 괴로운 일입니다.


그것이 고통인 이유는 영원히 반복된다는 것입니다.


이 두 이야기 안에서 문득 누가 "영원"을 생각하는 사람인가? 묻게 됩니다.


어떤 의미로 복음이 말하는 영원한 생명과 우리가 찾는 영원한 목숨은 전혀 다른 것인지도 모릅니다.


고독 속에서 생명을 연명해가는 것이 영원한 생명이 아니라 소용없어 보이는 곳에서도 의미를 찾는 것이 영원한 생명에 더 가깝다는 것을 우리는 아는 사람일까?


내가 가진 기다림은, 내가 청한 용서는, 내가 품은 사랑은, 소용없다 회의하는 자리에 있는 것은 아닐까? 묻습니다.


어쩌면 우리는 주님이 말씀하신 "영원한 생명"을 찾기에는 머리가 굵은, 계산이 너무 많은 똑똑한 사람으로 남아 있는지도 모릅니다.


제자들은 소용없다 했지만, 그것을 받아들고 감사의 기도를 드리신 주님의 마음을, 장정만도 오천 명쯤 된 그곳에서 자신의 빵과 물고기를 내민 아이의 마음을 배우길 바라는 아침입니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가 회개하여 어린이처럼 되지 않으면, 결코 하늘 나라에 들어가지 못한다." (마태 18,3)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