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야고보의 복음 단상] 2023년 3월 30일2023-03-30 12:52
작성자 Level 10

[야고보의 복음 단상]


그러자 그들은 돌을 들어 예수님께 던지려고 하였다.


지금은 사제성소 지원자의 급감으로 문을 닫게 되었지만 제가 사제성소를 키워낸 못자리 신학교 교정의 기숙사 현관에는 하삼두 스테파노 형제님의 작은 그림이 걸려 있었습니다.


울퉁불퉁한 돌 하나 손에 거친 손으로 욺 켜 쥐고 있는 수묵화, 묵으로 투박하게 그려낸 단순함이 오히려 더 아름다워 보이는 그림이었습니다.


그 그림의 한쪽 모퉁이에는 이런 글귀가 적혀있었습니다. "누구에게도 던지지 못할 돌 하나 손에 쥐고"


예수님을 향해 돌을 집어 든 유다인들과 “너희 가운데 죄 없는 자가 먼저 저 여자에게 돌을 던져라.” 하셨던 주님의 말씀이 대조되는 오늘의 복음입니다. (요한 8,7)


나는 "맞습니다. 주님 저는 죄인입니다. 그래도 돌은 던져야 하겠습니다". 그리 말하는 사람은 아닐까?


오해가 쌓이고 쌓이면 미움이 되고,

이해가 쌓이고 쌓이면 사랑이 된다.


미움이 귀를 막는 자리, 미움이 눈을 멀게 하는 자리, 미움이 마음을 무디게 만드는 자리에 자주 서 있음을 돌아보게 됩니다.


그이를 나의 가족이라, 나의 이웃이라 말할 수 없기 때문에 우리가 너무 쉬 내뱉는 말들...


"지긋지긋하다."

"충분히 들었다."

"다 안다."


하느님의 나라는 미운 사람 다 내치고, 마음에 안 드는 사람 다 내치고 얻어내는 협상의 결과물이 아닙니다.


알렉산더 주교님의 말씀이 마음에 남습니다. "하느님께서 사제인 그대를 사랑하시듯 그들 또한 너무나도 사랑하고 있음을 잊지 말라."


"그러자 그들은 돌을 들어 예수님께 던지려고 하였다." 그 유다인들 가운데 저 또한 서 있음을 고백하는 아침입니다.


주님, 저를 좀 도와주십시오! 제 무딘 마음 안에 이해에 이해를, 당신의 사랑에 사랑을 더하게 하소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