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야고보의 복음 단상] 2023년 4월 3일2023-04-03 11:05
작성자 Level 10

[야고보의 복음 단상] 


“어찌하여 저 향유를 삼백 데나리온에 팔아 가난한 이들에게 나누어 주지 않는가?”


예수님 발치에 앉아 주님의 말씀을 들었던 마리아.


그에게 주님은 모든 것이었습니다.


"하느님 당신은 나의 모든 것" 성가의 제목처럼...


"너의 이야기를 듣고 싶어"라고 말하는 그의 사랑과

"이제 듣고 싶지 않아."라고 말하는 사랑이 식은 자리가 있습니다.


발에 입을 맞추는 것은 가장 더러운 곳을 씻는다는 의미이고 동시에 그들이 걸어온 길과 걸어갈 길을 축복하는 의미를 담은 예수님께서 제자들의 발을 씻어주신 것처럼


그녀도 예수님의 발을 축복합니다.

그녀에게는 그 무엇도 아깝지 않았습니다.

주님을 사랑했으므로...


삼백 데나리온 300일 치의 일용노동자의 품삯, 거의 일 년에 가까운 가치, 그걸 발에 붓는다고, 낭비입니다. 아깝습니다. 차라리 가난한 사람을 돕는 게 훨씬 더 가치 있는 일입니다.


그렇게 유다의 자리와 우리의 자리가 다르지 않은지도 모릅니다.


계산이 빠른 우리는, 자주 이기적인 우리는, 모든 가치의 중심에 돈이 먼저인 건 아닌가 돌아봅니다.


입으로는 아니라고 할지언정 실상은 그러한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하느님 당신은 나의 모든 것이라고 말하기가 민망한지도 모릅니다.


그렇게 계산이 빨랐던 그는 은전 서른 닢에 주님을 팔아버립니다. 계산이 너무 빨랐던 것일까?


우리는 다를까?


어제보다 더 많이 가진 우리는 더 편한 자리에 있는 우리는 어제보다 더 많이 행복한가 묻게 됩니다.


예수님께서 직접 뽑아 세운 유다였지만 그에게는 주님도 가치를 매길 수 있는 그 무엇에 지나지 않았는지도 모릅니다.


"주님은 나의 빛, 나의 구원."(시편 27,1)


온 마음을 다해 주님을 경배하고, 자신을 온전히 내어드린다는 우리의 고백이 의미가 될 수 있기를 기도하는 아침입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