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야고보의 복음 단상] 2023년 3월 18일2023-03-19 09:54
작성자 Level 10

[야고보의 복음 단상]


"예수님께서는 스스로 의롭다고 자신하며 다른 사람들을 업신여기는 자들에게 이 비유를 말씀하셨다."


참 많이도 들었을지 모르는 세리와 바리사이의 기도 비유, 이 비유가 나에게는 어떤 의미일까? 묻습니다.


하늘을 향하여 눈을 들 엄두도 내지 못하고 가슴을 치며 '오, 하느님! 이 죄인을 불쌍히 여겨 주십시오.’ 했던 세리와 '다른 죄인들 그리고 저 세리와도 같지 않으니, 하느님께 감사드립니다.' 했던 바리사이, 그 사이의 차이가 무엇일까 생각하게 됩니다.


어쩌면 사순은 우리가 주님으로부터 얼마나 멀리 있는가를 돌아보는 시기입니다.


십자가를 지고 가셨던 그분과 십자가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배우지 못하는 우리가 있습니다.


충실하지 못하던 제자들 가운데, 

충실하셨던 주님이 계심을 보게 되는 시간입니다.


사람들을 받아들이셨던 그분과,

사람들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내가 있습니다.


감사하셨던 그분과 불평하는 내가 있음을 봅니다.


그 차이는 용서하시는 주님과 용서하지 못하는 우리의 간극만큼이나 크고 깊은지도 모릅니다.


그럼에도 사순을 "은혜로운 회개의 때"라 말하는 이유는, 주님의 십자가가 우리를 하느님의 자녀가 되게 하는 유일한 이유이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주님을 찾기 이전에, 우리를 찾으셨던 주님께서 우리 가운데 계심을 알고 있습니다.


우리가 기도하기 이전에, 우리를 위해 빌어주시는 주님께서 우리 가운데 계심을 믿고 고백합니다.


교회의 무거운 짐을 짊어지고 십자가를 잘 따를 수 있을까 고뇌하던 프란치스코 교황님을 위로하셨던 베네딕토16세 교황님의 위로의 말씀을 다시금 되새기는 아침입니다.


우리는 모두 영적인 자만에 시달리는지 모릅니다.

잊지 말아야 합니다. 우리는 하느님이 아닙니다. 

주님과 함께 움직이고 살고 존재하지만, 우리가 주님은 아닙니다. 우리는 한낱 인간일 따름입니다. 그러나 그분이 우리 가운데 계십니다.


그러자 예수님께서 그에게 이르셨다. "어찌하여 나를 선하다고 하느냐? 하느님 한 분 외에는 아무도 선하지 않다." (루카 18,19)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