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고보의 복음 단상]
여러분은 모두 겸손의 옷을 입고 서로 대하십시오. “하느님께서는 교만한 자들을 대적하시고 겸손한 이들에게는 은총을 베푸십니다.”
오늘 미사의 제1독서 베드로 1서의 한 구절입니다.
오늘은 성 마르코 복음사가 축일입니다.
교회의 전승에 따르면 마르코는 사도 베드로의 생애 마지막 몇 년 동안 동반자였고 사도 베드로는 그를 "아들"처럼 사랑했고 그의 제자 시절에 관한 많은 이야기를 그와 나누었다고 합니다.
복음서 중 가장 먼저 씌여진 마르코 복음에는 사도들의 으뜸이라 불리는 베드로를 미화시켜 표현하지 않습니다.
되려 베드로의 약함을 더욱 적나라하게 표현합니다.
물 위를 걸으시는 예수님을 보고 "두려움에" 사로잡힌 제자들의 이야기로부터 시작해서 십자가의 길을 이야기하시는 예수님을 만류하는 베드로를 호되게 꾸짖으시는 장면이 묘사되기도 하고 또 무엇보다 주님의 십자가 선고 앞에 주님을 부인하는 베드로의 약함을 자세히 묘사합니다.(마르 14,66-72)
그것은 믿음의 시작과 완성이 우리의 능력에 기인하지 않음을 분명히 하고자 하는 의도인지 모릅니다.
그들의 약함에도 그들을 포기하지 않으셨던 주님을 주님을 따르고자 애쓰는 그 누구도 결코 포기하지 않으시는 주님을 마르코 복음사가는 선포합니다.
오직 주님의 그 사랑에 기댄 자만이 주님의 사랑이 되어 살아가게 됩니다.
"믿고 세례를 받는 이는 구원을 받고 믿지 않는 자는 단죄를 받을 것이다."(마르 16,16)
우리가 다른 이름이 아닌 주님의 이름으로 세례를 받았고 그분의 사람으로 불리움 받았음을 가슴에 새기는 하루입니다.
자신의 모습에 실망하지 않을 은총을 청합니다. 오직 주님의 자비에 의탁하는 그 자리가 우리에게 주어져 있을 따름입니다.
아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