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야고보의 복음 단상] 2023년 3월 12일2023-03-12 14:37
작성자 Level 10

[야고보의 복음 단상]


“내가 주는 물을 마시는 사람은 영원히 목마르지 않을 것이다. 내가 주는 물은 그 사람 안에서 물이 솟는 샘이 되어 영원한 생명을 누리게 할 것이다.”


엊그제 더 글로리라는 한국 드라마를 보게 되었습니다. 내용은 특별하진 않았습니다. 학교 폭력의 피해자가 가해자들에게 통쾌하게 복수하는 또 어찌 보면 공허함만 남는 복수를 성공하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영화에 인상 깊은 한 장면이 있었습니다.


남편의 가정폭력에 시달리던 아주머니가, 딸을 남편 모르게 미국으로 유학을 보내고 남편에게 맞고 있으면서도 딸의 안녕과 평화를 기원하며 웃음 짓고 있던 장면입니다.


그리고 드라마의 후반부에 나온 이 한 대사가 기억에 남습니다. “자신은 지옥을 살더라도 자식은 평안하기를 기도하는 어머니가 있습니다.”


핏덩이 갓난아기가 어머니를 안다고 어머니가 아이를 더 사랑하는 것이 아닙니다.


젖먹이 아기가 배고프다고 칭얼거리는 것을 귀를 세워 듣고 있는 어머니가 있으므로 아이는 배고픔을 목마름을 채우게 되는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주님에 대한 지식이, 자신의 선행이, 주님의 사랑을 보장하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가 그분을 사랑하기 이전에, 오직 우리를 사랑하신 그분의 사랑만이 우리를 하느님의 자녀가 되게 하는 유일한 이유입니다.


자신은 지옥에 있더라도 자식은 평안하기를 바라는 그 사랑이 바로 주님의 십자가입니다.


그래서 바오로 사도는 자신의 약함을 부끄러워하지 않았고, 오히려 자신이 약할 때, 주님의 은총과 사랑이 더욱 드러나게 된다. 고백하며, 주님의 십자가의 은총만이 우리가 의롭게 되는 이유이기에 오직 주님의 십자가만을 자랑하겠다 합니다.


우리의 목마름 이전에 주님의 목마름이 있습니다.

우리가 다가가기 이전에 우리에게 다가오시는 주님의 사랑이 있습니다.


“회개하고 복음을 믿으라.”는 그 사순 시작의 외침은

우리가 주님을 찾기 이전에 주님께서 우리를 찾고 계심을 잊지 말라는 말씀입니다.


아버지에 대해 더 많이 안다고, 더 의롭다고 자랑하는 것이, 아버지의 사랑을 닮는 데 도움이 될까? 묻는다면 아닌지도 모릅니다. 그것은 복음의 가르침이 아니라 스스로 의롭다 했던 그리고 다른 이를 천대시하고 업신여겼던 바리사이들의 가르침입니다.


"내 양식은 나를 보내신 분의 뜻을 실천하고, 그분의 일을 완수하는 것이다.”


우리가 기도하기 이전에 우리를 위해 기도하시는

우리가 기다리기 이전에 기다림 그 자체가 되어 우리를 기다리시는 주님 사랑의 불꽃을 청하는 하루입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