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야고보의 복음 단상] 2023년 3월 13일2023-03-13 13:26
작성자 Level 10

[야고보의 복음 단상]


“아버님, 만일 이 예언자가 어려운 일을 시켰다면 하지 않으셨겠습니까? 그런데 그는 아버님께 몸을 씻기만 하면 깨끗이 낫는다고 하지 않습니까?”


가끔 조금은 엉뚱하지만, 저에게 "신부님 저의 죄에 비해 보속이 너무 약한 거 아닙니까?"라고 반문하는 신자분들이 계십니다.


얼마나 보속이 무거워야 죄를 다 씻을 수 있을까요? 얼마나 무거우면 그리할 수 있을까요?


저에게 묻는다면, 그것은 닿을 수 없는 하늘이라 답하게 될 듯합니다.


주님의 용서는 대가를 치러내고야 얻어내는 그 무엇이 아닙니다. 무엇보다 주님의 용서는 그럴만해서, 우리가 얻어내는 상품이 아니라 그렇게 우리 앞에 주어진 것이기에 그것은 우리가 다 갚을 수 없는 선물입니다.


억지로 용을 써가며 그려내는 그림이 아니라, 선명한 한 장은 사진처럼 그리 각인되는 주님을 어쩌면 우리는 다른 곳에서 찾고 있는 것은 아닐까 묻게 됩니다.


수많은 군중 속에서도, 그이를 한 번에 알아볼 수 있는 이유는 그를 사랑하기 때문입니다.


아무 말 하지 않아도 위로가 되는 사람이 있고,

많은 말을 해도 위로가 되지 않는 사람이 있습니다.


여종의 말에도 귀를 기울였던 오늘 제1독서의 나아만 처럼 그저 주님의 말씀을 가슴으로 듣고 새기길 기도하는 아침입니다.


"저는 주님을 바라보고, 주님께서 저를 보고 계십니다.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 성 이시돌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