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고보의 복음 단상]
"내가 줄 빵은 세상에 생명을 주는 나의 살이다."
성경이 말하는 '살'의 의미를 생각합니다.
아담이 자신의 아내 하와를 가리켜 '내 뼈에서 나온 뼈요, 내 살에서 나온 살이로구나!'라고 고백합니다.(창세 2,23) 그 둘은 서로 알몸이면서도 부끄러워하지 않았다 합니다.
우리말에도 비슷한 말이 있습니다. 부모, 자식, 형제 등과 같이 혈연관계로 맺어진 육친에 속하는 사람을 지칭하는 '피붙이'라는 말입니다.
아담과 하와가 처음엔 서로를 부끄러워하지 않은 것처럼 사람이 되어 오신 주님께서도 사람들을 형제라, 누이라 부르시길 부끄러워하지 않으셨습니다.
그의 그늘이 나의 그늘이고, 그의 기쁨이 나의 기쁨이고, 그의 슬픔이 나의 슬픔이기 때문입니다.
그런 연대를 잃고 살 때면... 내 안에 그 사랑 또한 자리하지 않음을 생각합니다.
내 문제가 아니기에, 내 아픔이 아니기에, 더 나아가 내 사람이 아니기에 공감할 줄 모르고 함께 기뻐하고 아파하는 법을 배우지 못한 사람으로 남게 되는지도 모릅니다.
사랑하는 사람은 함께 아파합니다. 사랑하는 사람은 함께 기뻐합니다. 사랑 안에 있는 사람은...
세상의 그늘과 죄를 자신의 그늘로 함께했던 주님을, 제자들의 약함을 자신의 약함으로 여기고 위로하셨던 그분을 기억합니다.
때로 한없이 아픈 시간이어도 그 사랑 안에서 다시 일어나고 그리스도인으로 걸어갈 길을 다시 서로 어깨 기대어 걷길 희망합니다.
오늘 미사의 예물 기도로 단상을 마무리합니다.
하느님, 이 거룩한 교환의 제사로 한 분이시며 지극히 높으신 하느님과 저희를 하나 되게 하셨으니 저희가 거룩한 진리를 깨닫고 삶으로 실천하게 하소서.
아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