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고보의 복음 단상]
예수님께서 그에게 대답하셨다. “누구든지 나를 사랑하면 내 말을 지킬 것이다. 그러면 내 아버지께서 그를 사랑하시고, 우리가 그에게 가서 그와 함께 살 것이다."
어떤 자매님의 남편 직업이 상선의 선원이신데, 한번 나가면 6개월 이상을 떨어져 지내게 된다고 합니다.
그래서 혼자 자는 게 너무 익숙해져서 가끔은 남편이 와서 옆에서 자고 있으면 자다가 깜짝 놀라곤 한다며 웃었습니다.
어쩌면 주님도 우리에게 그러한지도 모릅니다.
주님께서 우리의 일상에 함께 산다는 것이 낯선 일은 아닐까? 묻게 됩니다.
언젠가부터인지 자기 공간을 내어놓는 일, 자기 시간을 내어놓는 일, 자기감정을 나누는데도 서툴러 진 것은 아닐까? 되묻곤 합니다.
조금씩 쌓다 보니 어느새 자신의 키보다도 훨씬 커져버린 담장 안에서 혼자임이 더 편해져 버린 그 자리에 우리는 자주 서 있는지도 모릅니다.
혼자 있다 보면 편할지는 모르나 많은 것이 무뎌지게 됩니다.
혼자 밥 먹다 보면 거친 음식으로 달래는 허기가 익숙해져 배고픔도 쉬 간과하게 되는 것처럼...
결국, 그렇게 사랑 때문에 상처를 끌어안는데도 무뎌지고 자신의 감정도 그리고 이웃의 감정을 헤아려 위로하는 법도 잊고 사는지도 모릅니다.
혼자 있어도 함께하는 법을 우리는 복음의 주님 안에서 배워야 합니다.
주님을 성전 안에만 가두어두는 사람이 아니라.
나의 시간 안에, 나의 일상 안에 주님과 더불어 사는 일은 결국 사람들과 더불어 사는 사람에게만 허락된 은총인지도 모릅니다.
상처받지 않으려 하는 우리 마음이, 상처받은 치유자 주님 안에서 낫길 기도합니다.
오늘도 사랑이 없기에, 상처 없이 너무나도 말끔하고, 고운 손을 사랑으로 뚫린 그분의 손에 가만히 맞대어 봅니다.
아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