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야고보의 복음 단상] 2023년 5월 14일2023-05-22 11:39
작성자 Level 10

[야고보의 복음 단상]


“너희가 나를 사랑하면 내 계명을 지킬 것이다."


"아버지께서 나를 사랑하신 것처럼 나도 너희를 사랑하였다. 너희는 내 사랑 안에 머물러라." (요한 15,9)


아버지께서 나를 사랑하신 것처럼 사랑하는 것.


아버지의 사랑은 어떤 필요한 조건을 채워서 얻어낸 것이 아님을 우리는 자주 잊고 사는지도 모릅니다.


우연히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가 있었던 그해 1995년 봄 101명의 사망자를 낸 대구 상인동 가스 폭발 사고 관련 시사 프로그램을 보게 되었습니다.


그 내용 중에 등굣길에 사고를 당한 아들은 찾아 헤매던 아버지의 심정을 듣게 되었습니다.


병원을 돌아다니며 장애를 가져도 좋으니 제발 살아만 있어 달라던 아버지의 바람을 뒤로하고 아들은 주검이 되어 영안실에 누워있었습니다.


등굣길에 즐겨 타던 아들이 갖고 싶어 한 자전거를 사준 것도 자신의 탓인 것만 같고, 학교를 보낸 것도, 아들의 죽음을 자신의 탓처럼 여기며 오열하던 아버지의 모습이 너무 서럽게 눈에 밟혔습니다.


우리가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이웃을 조롱하고 비난하는 자리에 있는 이유가 무엇일까?


그를 사랑하는 가족으로 생각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목에 핏대를 올려가며 비난을 일삼는 이유도 바로 그 아버지의 사랑을 품에 안고 사람들을 만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주님을 아는 모든 지식도, 우리에게 주어진 모든 계명도 그 사랑이 없을 때 공허한 소리로 남게 되는지도 모릅니다.


"내 계명을 받아 지키는 이야말로 나를 사랑하는 사람이다. 나를 사랑하는 사람은 내 아버지께 사랑을 받을 것이다. 그리고 나도 그를 사랑하고 그에게 나 자신을 드러내 보일 것이다.”


"내가 너희에게 명령하는 것은 이것이다. 서로 사랑하여라." (요한 15,9)


아멘